후배를 바라보며 문득...

2019.10.14 13:21뜬금없는 끄적거림

20대 때 간절히 바라던 무언가를 포기한 후,
한 동안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갖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을 만나는 것 싫었고,
말하는 것도 싫었고,
숨을 쉬는 것도 싫었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싫었다.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더 이상 아침을 보지 않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많아지고
능력과는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이 늘어나면서
조금만 더 일찍 움직였다면,
조금만 더 일찍 서둘렀다면,
주저 앉아 우는 것에서 한 발만 더 나갔더라면,
비둘기의 위로를 조금만 덜 받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욕심과는 반비례로 현실과 싸울 용기는 점점 작아져서
항상 바라기만 할 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요즘.
후배를 보노라면
그것이 다소 허황되고 헛바람 들었다 생각 될지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아직은 현실과 맞설 용기가 있다는 것,
그것이 한없이 부러워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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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러움은 어쩌면...
.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실패하지 않는 길을 찾는 노하우가 생긴다는데,
나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점점 작아지는 나를 느끼기 때문,
“지금의 나에겐 묶인 것이 너무 많아”라는
어줍잖은 변명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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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참 좋아하던 선배가 해준 말

『사실, 네 안에 실패란 존재하지 않아.
단지 원하는 만큼 아직 도달하지 못했을 뿐.
君の中に失敗という言葉はない。
ただ、望む所にまだ到着していない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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ニコン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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