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 오락실의 분위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2021. 5. 17. 11:46뜬금없는 끄적거림/뜬금없는 ひとり話

 

주절주절....

 

어렸을 때, 오락실이라 함은 보통의 남자 아이들의 단골 장소였지만 나는 오락실의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게임을 잘하지 못함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기계마다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는 전자음은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 음습하고 어두운 왠지 살인이라도 날 것 같은 묘한 분위기는 나에게 있어 공포일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스타크래프트를 기점으로 PC방의 대유행이 시작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게임이나 PC방에 관심이 없었다. 더욱이 처음 가본 PC방은 내가 당구장을 싫어하는 이유, 즉 실내 가득한 담배 연기와 욕설의 공간이었을 뿐이었다. (물론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PC방을 가본 것이 한 열 번이나 될까? 그것도 마지막 방문이 거의 10년은 되었을 터...

 

그렇다고 전혀 게임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한 때 삼국지라는 PC게임에 정신을 놓은 적도 있고, 축구게임에 몇 달을 매달린 적도 있다. 아주 어렸을 때는 동네 형을 따라 오락실에서 갤러그를 해보기도 했고...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의 그 갤러그가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닐까 싶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영화 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고...

50원이었나, 동전 하나를 넣으면 나의 게임 시간은 1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시작과 함께 쏟아지는 미사일을 피한다는 것은 내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또래들이나 동네 형들은 다음 스테이지로 쉽게 쉽게 넘어가는데 나는 스테이지 하나를 넘기기도 힘들었고, 호주머니의 동전은 남들보다 10배의 속도로 사라져 버렸다.

 

집 형편이 좋지 않아 동전 하나가 귀하디 귀한 나에게 1분 만에 동전을 삼켜버리는 갤러그는 그저 돈을 빼앗아 가는 도둑과 같았다. 오락실 가자고 꼬시는 동네 형들이나 친구들은 그저 내 돈을 탐내는 강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의 전투기 셋 중 하나가 사라지면 또래나 동네 형들은 나와 봐! 내가 해줄게를 연발하였으니까)

결국, 나는 오락실에 흥미를 갖지 못했고 어느 순간부터 형들도 또래들도 나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또 혼자 놀기의 시간속으로...)

 

 

나이가 한참 들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채리니가 조금 컸을 때, 서로 얼굴 마주하며 슈팅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채리니나 나나 둘 다 게임에는 소질이 없던 터라 쉽게 게임오버 되었지만, 내가 어렸을 때와는 달리 소비되는 것은 시간 뿐. 그래도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었기에 그 시간 또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나쁘다 좋다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펼쳐놓은 책을 보니 문득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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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면서 스스로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없다. 담배를 피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한 때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라며 담배를 강요하던 선배도 있었지만 차라리 야구 배트를 선택했었다. (그 때의 깡다구는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

담배를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지만 그런데, 그보다는 술이 더 싫었는데 왜 술은 마시고, 담배는 그토록 혐오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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