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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소비하는 방법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by CALSPER YOON 2022. 9. 7.

2022.09.06.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와 2호는 1977년 지구를 떠나 우주를 향했다. 그의 본 목적은 외행성 탐사.

그는 멀리멀리 날아 목성을 지나고 토성을 지나고 천왕성을 지나고, 해왕성을 지나는 동안 쉬지 않고 우주의 정보들을 지구로 보내왔다. 만약 보이저호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행성들의 정보들은 지워져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목성과 천왕성과 해왕성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보이저 2호의 수고로움 덕분이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 무렵, 보이저 1호는 지구와의 작별을 말하고 있었다. 토성을 통과한 어느 날, 자신은 카이퍼벨트에 진입했음을 알렸고 이대로라면 작별 인사도 없이 더 먼 여행을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보이저 탐사선에 관여했던 칼 세이건(그 유명한 코스모스의 저자)은 보이저 1호의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촬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바보 같은 제안이다. 지구를 향한다는 것은 곧 지구 너머 태양을 향한다는 것이고, 이는 강렬한 태양빛에 자칫 렌즈가 손상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예산을 들인 보이저 1호가 잘 보이지도 않을, 어쩌면 찍히기나 할까 의심스러운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모험을 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 먼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인류의 현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칼 세이건은 생각했다. 그리고 나사는 칼 세이건의 의견에 동의했다.

 

 

보이저 1호의 렌즈 방향이 바뀌었다. 이제 보이저 1호의 눈은 지구를 향한다. 그리고 지구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 찰칵... 찰칵.... 찰칵... 1990214, 보이저 1호는 먼 우주 밖에서 그렇게 지구의 모습을 담았다.

 

 

 

보이저 1호가 보내온 지구의 모습...

사실 무엇이 지구인지 과학자의 설명이 없다면 우린 전혀 알 수 없다. 너무나 작고 너무나 작아서 과연 저것이 지구가 맞는지 확신할 수도 없다.

칼 세이건은 이 작고 작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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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아주 잠시 동안 저 점의 작은 부분의 지배자가 되려 한 탓에 흘렸던 수많은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끝없이 저지르는 잔혹한 행위를 생각해 보십시오.

(중략)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창백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중략)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좀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 해석 버전]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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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호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지금도 그들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며 어두운 우주를 날아가고 있겠지.

그가 남긴 메시지, 그가 품고 있는 메시지...

지구를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에게 닿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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