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6.
길이 막혔다고는 하나 왕복 8시간을 소요했음에도 사고 싶었던 술은 없었다.
고구마 소주 하나 짐빔 하나를 손에 넣고 터벅터벅...
내려오는 길 우연히도 취중진담 이라는 오래된 노래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취중진담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취하지 않으면 용기를 낼 수 없어 라든가, 술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도저히 라든가...
진심이 담긴 말은 취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사랑 고백이든 사과이든 감사함의 인사든 본인의 진심으로 술을 담가서는 안된다.
생각해보면 우린 술 취한 자의 말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게다가,
진심을 다한 말이라면, 나의 곁을 떠나는 순간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그것이 상대에게 전달되든 아니든, 상대가 받아들이든 아니든, 그에 대한 응답이 있든 아니든 더 이상 나의 몫이 아니다.
"친구야 미안해" 하고 말하면 "괜찮아" 라고 자동응답기 같은 대답은 폭력이다.
사랑 고백을 받아들일지, 사과를 받아들일지, 감사 인사를 받아들일지는 상대의 몫일 뿐...
풋... 노래 한 곡 듣고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해버렸다.
지랄...
'시간을 소비하는 방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린 서로에게 무엇을 받고 있는지... (2) | 2022.11.02 |
---|---|
Everybody Knows (2) | 2022.10.21 |
내가 남탓을 하는 동안 누군가는 (2) | 2022.10.17 |
2022.09.13. 윤스테이션의 1년... (2) | 2022.10.17 |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2) | 2022.09.07 |
댓글